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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4-25 16:09
하필이면, 그때 그자리에 너희들이/ 세월호 참사 사고
 글쓴이 : 박동규
조회 :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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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4.25 금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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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의 세상만사>하필이면, 그때 그 자리에 너희들이...
“ 도망친 선장과 선원들,‘세월호의 악마’들이 그 자리에 있어야”
2014년 04월 25일 (금) 박동규 시사평론가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동규 시사평론가)

4월은 여지없이 ‘잔인한 달’ 이다. 흘릴 눈물조차 말라 버렸고 새까맣게 타 들어간 가슴을 부여잡을 힘조차 잃어버린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 분노와 충격의 끝을 모를 국민들의 상실감...

대한민국은 ‘세월호의 악령’ 앞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손에 닿을 듯한 곳에 위치한 바다에서 생떼 같은 자식들이 물속에 갇혀 있는데도 우리는 발만 동동 굴렸다. 생명엔 귀천이 없다. 속수무책으로 운명을 달리 한 어른도 많고 학생도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이 어린 학생들의 죽음이다.

오로지 학교와 집을 오가며 꿈을 키워나가던 단원고 어린 학생들은 세월호가 가라앉는데도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만 듣고 구조를 기다렸을 것이다.

그 시간 ‘세월호의 악마’ 들은 나약한 어린 생명은 안중에도 없이 ‘탈출 1호’로 배를 빠져나오고 있었다. 선장과 선원들... 그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잘못된 세월호 운항과정이나 법제도의 잘못을 탓하기 이전에 이미 ‘인간’이 아니었다.

차 오르는 차디찬 바닷물이 엄습해오는 배 속에서 우리의 아이들은 얼마나 큰 무서움과 두려움과 싸워야 했을까. 들리지 않는 창밖을 향해 얼마나 외쳤을까.살려달라고...

갈수록 드러나는 선원들의 사실상의 ‘살인행위’에 분노와 분통을 넘어 눈앞에 있다면 ‘세월호의 악마’들을 지금 당장이라도 어떻게 하고 싶다.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어떠한 구조의 손길도 잡지 못한 너희들이 왜 그곳에 있어야 했는지..그곳엔 착하디 착한 너희들이 아닌 ‘선장과 도망친 선원들’인 ‘세월호의 악마’들이 천벌을 받고 발버둥을 치고 있어야 했다.

차라리 육지였다면 아마도 부모들과 국민들은 불길 속을 뛰어들어서라도 한 명이라도 구했을 텐데, 그리고 얼마든지 너희들을 ‘불행 중 다행’ 이라며 반길 수 있었을 텐데...하필이면 망망대해에서...

지난 4월 16일 사고 발생 이후 벌써 10일째가 지나고 있다. 탑승객 476명 중 실종자 수보다 사망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희망도 점점 더 사라지고 있다.

세월호의 침몰은 우연히 아니라,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잘못된 조건’ 들을 갖춘 ‘완전한 인재와 관재’ 였음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더구나 현 정부의 재난과 구난체계는 그 어떤 정부 때보다도 낙제점 이하임이 밝혀지고 있다.

 “불안한 대한민국, 불행한 대한민국만 지속돼”

사고당일 오전 11시 9분 TV 방송을 통해 나온 ‘학생 전원 구조’라는 소식은 가족과 국민들의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지만 그도 잠시, 이후 정부의 초기 대응은 모든 게 엉망진창으로 진행됐다.

결국 대통령이 현장에 갔지만 기대는 잠시 지금껏 단 1명의 생명도 구해내지 못한 ‘처참한 대한민국의 재난 대응 실체’를 보여주고 말았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행정안전부’의 이름을 ‘안전행정부’로 개칭했음에도 위기와 재난 시 국민의 안전을 위한 행정체계는 ‘무용지물’ 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국민 행복시대’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국민 불행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이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화려한 정상외교를 하고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을 자랑했지만, 가장 기본적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대한민국 정부의 ‘ 믿음직한 구조대책’은 현장엔 없었다.

오늘은 혹시, 내일이면 혹시 하면서 찢어지는 가슴을 저미며 한번만이라도 안아보고 싶다는 부모들의 간절하고 처절한 몸부림도 이제 지쳐만 간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들을 영원히 가슴속에 묻기 시작했다.마지막 한명의 생명을 볼때까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지만, 4월24일은 해상구조가 사실상 막바지에 달하는 시점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불과 두달 전 올 2월 중순에도 경주 마우나 오션리조트에서 이미 부산외대생들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장소에서 지붕붕괴로 10명의 사망자와 1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큰 안전사고가 있었다.

예상치 못한 큰 충격적 사건이었고 온 나라가 안전, 안전을 외쳤고 후속대책을 세운다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물론 부산외대 사고 이후 박대통령은 어김없이 이런 말을 했다.

“사고의 근원적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 "신학기를 앞두고 신입생 환영회 등 많은 행사가 예상이 된다. 학생 집단연수에 대한 안전 긴급 점검을 실시해 달라"고.(2.18 국무회의 발언).

 “거듭된 참사에도 ‘재난 기억상실증’에 걸린 대한민국,범정부적 책임져야”

부산외대생들은 폭설을 못 견딘 지붕 붕괴로 날벼락을 맞았다. 그런데 이번에 또 어린 학생들이 당했다.그것도 망망대해에서 피할 기회조차 찾지 못한 채 고스란히 수장당한 것이다.

15년 전 1999년 6월엔 경기도 소재 청소년수련원에서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유치원생 19명 등 23명이 화재로 목숨을 잃었다. 그래서 일부 가족은 대한민국을 포기하고 이민을 떠나기도 했다. 또다시 국민들은 ‘대한민국이 밉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과거나 지금이나 ‘재난 기억상실증’에 걸려있는 듯하다.왜 하필이면 이렇게 대참사엔 항상 어린 생명들이 더 많이 희생되어야 하는지 기가 막힐 노릇이다.

대형 사고가 나면 책임자 처벌하고 법제도 고치고, 대책 강화한다고 몇 가지 발표하고 장관 갈아치고 그러곤 또 간다. 책임자들은 한결같이 운이 없었을 뿐이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2년 전 이탈리아 호화유람선 좌초시 300여명의 승객을 방치하고 도망친 선장은 승객구호 의무를 저버리고 먼저 탈출하여 무려 2,679년의 형을 구형받았다.

사실상의 사형에 버금가는 상상을 초월하는 법적 응징을 했다. 대한민국이 이젠 정말 달라져야 한다. 안전은 말로만 해서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

안전은 부처명을 안전행정부로 고친다고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 안전은 '안전한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로 실현되지 않는다는 것을 가장 먼저 대통령이 깨닫고, 정치권이 강력한 법제도 정비에 나서야 한다.
위험은 항상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이 세상 어디에도 영원한 안전은 없다. 안전하지 못한 사회를 탓하기 전에 ‘안전을 지키려는 의지가 약한 정부와 관리 책임자’ 들이 먼저 대오각성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어린 생명을 떠나 보낸 가족들의 말라버린 눈물앞에 정부와 책임자들은 피눈물을 흘려도 시원치 않다. 차디찬 어두운 바다 속에서 어린 학생들은 엄마, 아빠를 수없이 목메어 부르고 불렀을 것이다.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이제 ‘재난 기억상실증’에서 깨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박근혜 대통령의 첫 번째 실천적 조치는 ‘범정부적 책임’과 ‘책임자에 대한 무한 책임과 처벌’, ‘강력한 법제도적 완비’ 일 것이다.

수학여행의 부푼 희망과 추억을 안고 떠난 아이들아, 왜 하필 너희들이 그곳에 있어야 했니...죄 많고 나쁜 짓 하고도 잘 먹고 잘 사는 인간들도 많은데...가만히 있으라면서 도망친 ‘세월호의 악마’들이 있어야 할 곳에...부디 영면하고 ‘못다 키운 꿈과 사랑’을 이젠 ‘고통 없고 거짓 없고 위험 없는 천국’에서 맘껏 펼쳐보거라.

   
▲ 박동규 시사평론가

기고는 <시사오늘>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前 독립기념관 사무처장.

-前 청와대 행정관.前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부대변인.

-前 중국연변대/절강대 객원연구원.

-現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現 매헌 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이사.現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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